안녕하세요, 통합사회 강사 장진민입니다.
2028 대입제도 개편안에 따른 통합사회 예시 문항이 공개되면서,
앞으로 통합사회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7년 동안 통합사회를 가르치며 학생들과 함께 사회 문제를 통합적으로 탐구하고
창의융합형 인재를 길러내고자 노력해 왔기에, 이번 개편안이 학교 현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2028 수능 통합사회 예시 문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먼저 교과 간 벽을 허무는 수준의 통합보다는
개별 교과 내에서의 주제 통합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관과 평화, 사회권 등장의 역사적 배경 등 교과 간 통합의 단초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이 정도로는 ‘통합사회’라는 과목명에 걸맞는 융합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한 개별 교과의 핵심 개념과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자료 분석 능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사상가들의 주장을 꼼꼼히 살피고,
각국의 특성과 관련 지표를 분석하는 문제들은 단순한 암기식 학습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통합사회 수업은 학생들의 심층적 사고력과 자료 해석 능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교과별로 담당 선생님들이 쪼개 들어가 수능 대비에 몰두하다 보면, 정작 ‘통합’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평가로 인한 변별력 확보 압박, 방대한 교과 내용,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 등으로 선생님들은
점점 내신과 수능을 위한 암기 위주,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통합사회 수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학생 참여형 수업, 교과 융합 프로젝트가 설 자리를 잃을까
두렵습니다. 토론과 토의, 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 현장 연계 학습 등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정량평가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우리 사회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문제에 대한
통찰을 얻고, 세상을 바꾸는 실천력을 키워왔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통합사회는 ‘통합적 관점에서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소양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는 교사의 열정과 창의성이 발휘되고,
학생의 주체적 참여가 이뤄지는 다양한 수업이 꽃피었습니다.

이제 이런 노력들이 2028 대입제도 개편으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우리 교육 현실에서 입시 정책의 변화는 학교 교육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공정성과 교과 융합을 내세운 대입 개편이 현장에서는 오히려 주입식 교육을 강화하고 진정한 통합교육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까 우려됩니다.
물론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통합사회의 근본 취지를 살리면서도 수능 평가원이 요구하는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PBL이나 플립러닝 등을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탐구력을 높이고, 개념 이해도를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의
수행평가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아무쪼록 2028 수능을 치르게 될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교사로서 혼란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통합사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평가 체제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 당국과 현장의 혜안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이 전환의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의 본령을
지켜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지금까지 2028 대입제도 개편에 따른 통합사회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제 견해를 피력해 보았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견을 나누어 주신다면 통합사회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 교육의 내일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